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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어드리지 못하여

  • 관리자
  • 조회 : 2332
  • 2002.09.19 오후 12:13

교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을 심방하였다. 이런 분들을 심방할 때처럼 긴장이 될 때가 없다. 무슨 말이 나
올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교회에 대한 섭섭한 마음, 교역자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직간접으로 표현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오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오해를 풀어주고
자 말을 해도 별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 괜히 이쪽에서 변명하는 꼴이 되고 만다. 별말이 소용이 없다. 들어주고
하나님의 축복을 빌어주고 조용히 돌아오는 것이 지혜요 최선의 길이라는 나는 것을 터득했다.
그런데 이번의 심방은 참으로 의외였다. 어떤 불만의 소리가 쏟아져 나오는가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 데 첫마디
가 “목사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는 말이었다.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하리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기의 입장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교역자의 입장에서 교역자가 얼마나 고충
이 많은가를 더 많이 알고 오히려 교역자를 위로해 준 것이다.

무슨 일이나 책임을 맡은 사람들에게는 항상 어려운 일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과 그런 경우에는 너무 스트레스
를 받지 말고 전체를 생각하며 중심을 잘 지켜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고충은 무엇이며 그 고충을 어떻
게 극복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말 애정을 가지고 말해 주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내가 무슨 섭섭한 일
을 해서 상처를 받았는가 하는 불안한 내 마음에 오히려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한참 나
를 위로하다가 결론적으로 하는 말이다.
“목사님에게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여 죄송한데 제가 마음을 아프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목사님
을 조금이나마 도와 드리겠습니다. 제게 안내를 부탁하셨는데 내일 10시 반에 교회에 나가서 안내를 서겠습니
다.”
아마 그는 나를 위로하다가 생각을 바꾸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내 아내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교역자가 당하고 있는 고충을 이처럼 잘 알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말해준 사람을
처음 봤소. 어떻게 자기 힘든 이야기보다 교역자의 힘든 입장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가? 결국 그는 교역자의
어려움을 생각하다가 자기 문제는 잊게 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드네요.”
나는 그분이 왜 그렇게 좋지 않는 위치에서 사업을 하지만 많은 고객을 얻게 되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안 일인데 그분의 철학은 언제나 易地思之(역지사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라고 하였다. 이 말은 우
리가 많이 듣는 말이지만 이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내 입장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
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문제에 빠질 시간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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