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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선물

  • 관리자
  • 조회 : 1814
  • 2003.12.20 오전 10:37


아내의 생일 선물

내 아내의 생일은 12월 20일이다. 예수님의 생일에 가려서 아내의 생일을 챙겨줄 겨를이 없었다. 젊은 날에는 너
무나 바쁘게 지냈다. 주의 종으로 주님의 일에 바쁘다면 모든 일에 충분한 변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
이 자라면서 아이들의 등살에 밀려서 엄마의 생일이면 카드를 쓰고 아이들이 엄마의 생일 선물을 준비할 때 돈으
로 일조를 했다. 그래서 아이들 덕에 아내에게 생일 선물을 했다는 안도감(?)으로 아내의 생일은 무사히 넘어 갔
다.

그런데 금년은 아이들은 모두가 멀리 가 있고 아내의 생일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카드 쓰는 일, 생일
선물 준비하는 일이 고스란히 내 몫이 되는 것이다. “뭐! 다 늙은 나이에 카드며 선물이 뭐냐? 그 사람도 바라지
도 생각지도 않겠지!”하고 무시하고 넘어가자니 그렇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생일이 가까워 올수록 아내의 생일
을 무시하고 지나간다는 것이 마음에 켕겼다.

생일 바로 전날 12월 19일은 너무나 추운 날이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제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
를 압박했다. 그래서 궁리하다가 생일 선물로 책을 사기로 했다. 기독교 서점에 들러서 책을 서너 권 샀다. 그리
고 생일 카드도 샀다. 저녁에 문방구에 드려서 포장지를 사서 책을 포장하는데 한번도 해보지 않아서 서툴기 짝
이 없었다. 겨우 포장을 해서 책상 옆에 감추어 두었다.

지난밤 심야 기도로 아침 늦게 일어났다. 아내는 일어나서 혼자 아침을 준비했다. “생일인데 누가 미역국 끓여
준 사람도 없네!”라고 넉살을 부리며 말로 대강 때웠다. 식탁 앞에 앉아서 생일 축하 노래를 혼자 힘차게 불러 주
었다. 그리고 어색하게 포장한 생일 선물을 내 밀었다. 아내는 어색해 하면서도 눈물이 난다고 하면서 크게 감동
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처럼 사랑의 표현이 어색하다. 그러나 어색한 사랑의 표현도 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을 새삼스
럽게 경험했다. 한국의 남성들은 사랑의 표현이 익숙하지 않다. 나처럼 나이가 든 사림일수록 더욱 그렇다. 교회
에서도 남성들은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사랑의 표현을 잘못한다. 그러나 어색하드라도 용기를 내서 사랑의
표현을 자주 연습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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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의 생일 선물
  • 200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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