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목사님 칼럼

교회 소개소개내용교회 소개예배와 말씀양육과 사역공동체 소개소식과 나눔

자살 유감

  • 관리자
  • 조회 : 2078
  • 2003.08.11 오후 04:50


지난 8월 4일 새벽 1-2시경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12층에서 정몽현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투신자살 했다. 정회
장 투신자살의 소식이 전해지자 제계와 정치권은 물론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현대 그룹 창립자
인 고 정주영씨의 제 5남으로서 98년 그룹 공동회장에 올랐다. 그는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을 관장하면서 현
대가의 강력한 후계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왜 그가 자살을 했는지 추측만 무성할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
지 않고 있다. 가장 유력한 추측으로는 그가 애착을 가지고 일해 온 대북 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가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추진하고 있는 대북 사업은 제정적인 적자는 물론 법적 정치적인
문제로 많이 시달려 온 것은 사실이다. 자살 2개월 전 그는 그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 했다고 한다. “신년을 가지
고 시작한 대북 사업이 칭찬을 받기는커녕 이렇게 비판을 받을 줄은 몰랐다. 대북 사업을 한 것이 후회가 될 정도
이다.” 그러나 그가 김운규 사장에게 남긴 유서에서 대북 사업을 강력히 추진 해 주기를 바란다는 부탁을 한 것
을 보면 대북 사업에 대한 그의 집념은 대단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정몽헌씨의 자살 소식을 듣고 착잡한 심정을 억제 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가 견디기 힘든 어려운 일을 당
했다 할지라도 자살까지 몰고 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그에게 책임 추궁
해 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책임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첫째, 그의 자살을 가져오게 한 정치계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분단의 특수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이익
보다는 민족 화합의 차원에서 시작한 선한 뜻을 가진 기업가에게 지나친 법적인 잣대를 대고 정치적인 압력을 가
한 것이 몹시 가슴이 아프다. 현 상황에서 대북 사업을 계획한 기업은 극소수이고 그나마도 몸을 사리고 있는 것
이 현실이라는 언론의 보도를 접한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민족을 위해서 일
한 사람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번의 경우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정몽헌 씨의 죽음으로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에 큰 공헌을 하게 될 대북 사업에는
더욱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둘째, 교회가 시대적인 방향을 이끌고 가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잇따른 자살 소동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정몽헌
씨의 자살 충격 못잖은 자살의 충격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얼마 전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한 여인이
살려 달라고 외치는 자녀와 함께 무참히 동반 투신자살한 사건이 있었지 않았는가? 하루에 평균 36명이 조그마
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교회가 큰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언제나 앞장
서서 시대정신을 이끌고 나가야한다. 시대에 대한 소망을 주고 어떤 역경에서도 소망을 가짐으로서 고난을 극복
하는데 철학적인 윤리적인 비전을 보여 주어야한다. 그러나 교회는 오히려 시류에 편승할 뿐 도무지 세상에 영향
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교회들은 앞을 다투어 수적 경제적인 교회의 대형화를 추구하고 경제적인 부를 가진 교회
들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유익을 얻고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 돈을 착복하고, 심지어 교회가 갖가지 사업에 손
을 대서 영업을 함으로서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나는 목사의 한사람으로서 이처럼 번
져가고 있는 자살 풍조에 대한 깊은 책임을 통감을 느낀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조회
  • 1
  •  자살 유감
  • 2003-08-11
  • 관리자
  • 2079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