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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는 길

  • 관리자
  • 조회 : 1672
  • 2004.10.03 오전 09:04

신문에 보니 금요일부터 추석 대 이동이 시작 되었다고 했다. 명절마다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된다. 길에서 하루
를 보내면서도 고향 가는 길은 마냥 기쁘기만 하다. 언젠가는 서울에 사는 형제들이 명절에 고향을 다녀오는데
자그마치 23시간이 걸렸다. 그 때 우리는 다짐 했다. “다시는 명절에는 고향에 가지 말자. 가더라도 함께 모여 가
지 말고 서로 알리지도 말고 각자 행동을 하자.” 그러나 그 다짐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깨어지고 말았다. 금년에
는 세 형제중 한 형제가 미국 출장이어서 두 형제만 고향에 가게 되었다. 형제가 함께 가지 못해서 아쉽다. 두 가
족만으로 6명을 체우지 못하여 버스 전용 차선을 이용하지 못해서도 아쉽기도 하지만 형제간의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지 못해서 더욱 아쉽다.

우리 민족은 어느 민족 못지않게 다정다감한 민족이다. 이성과 합리성 보다 정이 앞선다. 그래서 정직과 진리보
다 서로의 인간관계가 앞선다. 그래서 도움을 받으면 당연히 갚아야하고 받기만 하고 갚지 않으면 예의가 없다,
인정이 없다고 비난을 면치 못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선물을 주고받다 보니까 그것이 뇌물인지 선물인지 구별
이 안 될 때도 있다. 얼마 전에 어떤 차관이 후배에게 100만원을 액수도 잘 모르고 생각 없이 받았다가 이것이 사
정 팀에 발각되어 해임을 당한 일이 있다. 이것을 두고 본인은 몹시 억울해 했다. 이와 같은 민족의 정서를 가진
이 민족은 칼 같은 법과 정의 보다 항상 인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것을 이 민족의 큰 약점으로 여기는 사람들
이 많이 있다.

어느 민족이나 약점이 있고 강점이 있기 마련이다. 약점이든 강점이든 오랜 역사를 통해서 형성된 그 문화를 하
루아침에 바꿀 수가 없다. 또한 약점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보다는 거기에 숨어 있는 좋은 점을 더욱 승화 시킬 필
요가 있다.

나는 젊은 날 좀 지나친 신앙 훈련을 받았다. 하나님을 위해서라면 부모도 형제도 가족도 외면해야 한다고 배웠
다. 그래서 교회 바쁜 일이 있어서 세 명의 동생의 결혼식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어떤 동료는 부모님이 돌
아 가셨는데도 집에를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분은 신앙의 영웅으로 추대를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지나친 행동
은 반문화 반인륜으로까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성경을 읽고 더 깊이 연구해 보니 이것은 결코 성경적이 아니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인간이 되셨다. 완전하신 하나님이시면서 완전한 인간이 되셨다. 그래서 그
분은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아 가시기도 하셨고 장례식에도 참석하셨다. 세리와 죄인의 초대에도 응하셔서 함께
식사도 하셨다. 예수님은 결코 인간이기에 당연이 해야 할 일을 거부하지 않으셨다.

한꺼번에 민족이 대 이동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손해가 있다고 할지라도 5000년 동안 내려온 민족의 특별한 명
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고 불편해도 고향 가는 길은 마냥 기쁘기만 하다. 이 명절에 죄
가 되지 않는 한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빈다. 모든 가족이 기뻐한다면 고스톱을 해도 좋다고 생각
한다. 내기를 한다면 잃어 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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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가는 길
  • 200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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