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과 최선

미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에서 코로나가 빠른 속도로 퍼져가는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조처가 늦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원래 서방 국가는 국민의 인권을 우선으로 합니다. 민주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강제하는 조치에 미온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했을 때도 이들 국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강제격리 조치를 반대했었다고 하니 말 다한 것입니다.

민주주의,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는 인간에게 있어서 우선적인 가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선의 조치는 아닙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수준에서는 개인의 자유보다 중요한 것이 공동체의 안전입니다. 이를 위해서 개인의 자유도 제약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평안할 때는 우선적인 가치가 기준이 되지만 비상시에는 최선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예전에 객관식 문제를 보면 ‘가장 옳은 것은?’이란 질문이 붙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예시로 주어진 답들은 일견 다 옳은 답들입니다. 그러나 가장 옳은 것을 고르게 하는 문제를 통해 인간의 사고를 높이는 문제였습니다. 이 시기에도 교회는 가장 옳은 답을 향해 움직여야 합니다. 세상이 뭐라 하든 주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가장 옳은 태도를 고민하는 종려주일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