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대타

인생은 참 다양하고 주어지는 기회가 우연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방송에 출연했다. 인터뷰 도중 자신에게 있었던 행운을 소개했다. 그가 우승한 이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2 곳인 베를린 필, 뉴욕 필과의 협연을 소개했다. 두 곳 모두 정상적인 연주 스케쥴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연주자들이 손가락 부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어 대타로 그에게 제안이 와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뉴욕 필과는 겨우 24시간을 앞두고 연락이 왔지만 수락했다고 한다. 이렇게해서 그는 자신이 꿈꾸던 연주단체와 연주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인생은 참 재밌다. 누군가의 부재가 또 누군가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어려움은 또 다른 사람의 기회로 뒤바뀐다. 그러니 오늘 내가 얻고 있는 기회들은 사실 누군가의 희생이나 어려움 때문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우리는 그 기회들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세상은 잃는 사람이 있을 때 얻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내가 오늘 무언가를 얻고 누리고 있다면 사실 그것을 얻지 못한 사람이 존재한다. 때문에 우리는 나 자신을 넘어 세상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