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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유감

  • 안병호
  • 조회 : 1581
  • 2008.09.13 오후 03:09

 

추석은 한국의 최대 고유의 명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위(추석)만 같아라” 할 만큼 추석은 우리 민족에게는 행복한 명절이다. 이번 추석에도 3400만 명의 인구의 대 이동이 있다고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온가족이 만나고 민족 고유의 음식을 먹으며 지내는 추석은 분명 우리 민족의 최대의 행복한 명절임에 틀림이 없다.


어린 시절 추석이면 엄마가 손수 만들어준 깨끗한 흰옷을 입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뛰놀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별로 공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날마다 놀면서 지냈지만 그날만큼은 좋은 옷을 입고, 맛 잇는 음식을 먹고  노는 날이기 때문에 그만큼 행복했다. 어린 시절 항상 배가 고파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처럼 큰 소원이 없었다. 여름 내내 쌀 한 톨 넣지 않는 시커먼 보리밥만 먹었기 때문에 추석에 하얀 햇 쌀밥(새 쌀밥)을 먹은 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었다. 거기에다 토란등 각종 새로운 나물들로 만든 반찬이 곁들인 식사는 그야 말로 최고의 맛이다. 햇밤, 햇고구마, 새 쌀로 만든 송편 등은 배고픈 시절에는 그 자체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었다. 음식뿐만 아니라 추석의 다양한 민속놀이 역시 우리의 흥을 돋우는데 제격이었다. 윷놀이, 씨름,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누나들의 널뛰기와 그네타기 등은 온통 마을을 축제의 분위기로 바꾸어 놓는다.


 이처럼 한없이 풍성하고 행복하기만 했던 추석이 언젠가 부터는 나에게 큰 근심을 가져다 준 명절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추석이 돌아오기  한 달 전부터 긴장을 많이 하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추석이면 주일 예배가 소홀히 여겨지기 때문이다. 목사로서 가장 큰 소원은 매 주일 예배를 축제로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매주 주일마다 큰 은혜와 축제가운데 예배  드리는 것보다 더 큰 소원이 없다. 그런데 추석이 되어 모든 성도들이 고향에 내려가기 때문에 예배 참석하는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젊은 사람 중심의 교회요, 지방 출신이 많은 성도들이 대부분인 우리 교회에 있어서 이와 같은 대 명절에 자칫 예배가 소홀히 여겨지는 것이 항상 큰 부담이 된다. 그 주간의 예배만 약해 질 뿐 아니라 그 후유증이 한 달 이상은 간다. 각종 모임과 사역이 힘들어지고 성도들의 영적인 관심이 급속도로 약해  진다. 그래서 언젠가 추석을 앞두고  답답한 글을 목회 칼럼에 썼는데 어떤 청년이 그 글을 읽고  추석 주간에 예배를 참석해 주었다. 자기 한 사람이라도 예배에 참석함으로 예배를 돕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수님을 믿게 된 후부터는 내게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이 우선이요, 그래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보다 그날의 예배가 훨씬 중요하다. 일 년에 한번 있는 추석인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 생각하는 분이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단하루가 아니라 단 한 시간이라도 하나님이 받으셔야할 경배와 찬양을 방해 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 하루의 예배이지만 추석이 그 예배를 방해하기 때문에  추석은 내게 있어서 큰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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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유감
  • 2008-09-13
  • 안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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