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일상

재난 영화 속에서 위기를 만나면 사람들이 선택하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그 선택 중에서 현실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고 도망가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특별히 그 위기가 도망갈 수 없는 것일 때 그들은 받아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도망가다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다 각자의 선택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위기를 만나면 일상을 포기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꼭 재난영화가 아니더라도 나타납니다. 경제위기, 코로나 위기 등에 우리는 익숙해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는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그래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만날 때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왕좌왕하면 오히려 실수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유행입니다. 그 사전적 의미는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이 가장 잘 일어나는 환경이 인간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려운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판단력을 잃습니다. 그때 이런 가스라이팅을 통해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조종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가 위기를 만나면 일단 일상을 지키고 계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또 다른 불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