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위대함

캠브릿지대학 교수 렌프루는 1988년에 유럽역사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발표하여 학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유럽역사가 정복자들의 정복에 의해 이루어지고 개척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언어와 곡식, 고고학적 연구를 통하여 유럽의 역사가 정복자들이 아닌 더 좋은 땅을 찾아나선 평화로운 농업이민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기원전 3천년에서 5천년 사이의 서양 연구사의 괄목할만한 연구업적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역사가 강한 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서 개척되고 이루어진다는 연구는 오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는 강한 것이 업적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물 세계에서도 강한 종들은 점점 그 개체수가 줄어들고 약한 종들이 더 번성한다고 합니다.

약해 보이는 우리의 일상과 평범함이 사실은 인류 역사를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흐르는 물은 아무 힘이 없어 보여도 세월이 흐르면 바위를 뚫고 물길을 냅니다. 역사는 위대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평범함을 성실히 지켜내는 자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오늘도 연약한 나와 우리 가정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