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승부
박빙의 승부
미대선 결과를 요즘 이렇게 표현합니다. 원래 박빙은 살얼음을 뜻하는 말로 그 정도 두께의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결과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미 언론은 얇은 살얼음 두께라는 말도 모자라서 면도날 차이의 승부(Razor-thin margins)라는 말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 누군가에게는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전에 한 교육 전문가가 이런 취지의 말을 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잘 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잘 지는 법이 잘 이기는 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보통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모든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으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는 태도도 가르쳐야 합니다. 잘 지는 법을 못 배운 자녀들은 남의 성공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며 분노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공정하지 못한 태도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불행한 시간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잘 이기는 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잘 지는 법입니다. 졌을 때도 얼굴색이 변하지 않고 상대방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자신의 부족에 대해서는 성찰하여 훗날에는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일 것입니다. 진심으로 남의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사회를 상상해 보십시오. 우리 자녀들이 그런 곳에서 살기를 원치 않을 것입니다. 우리도 후대들에게 잘 지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