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소
해소
등산을 갔다가 사찰에 들르면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붙여 놓은 것을 봅니다. 말 그대로 ‘근심을 해결하는 장소’라는 뜻입니다. 인간은 그것이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근심을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것을 쌓아 놓으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됩니다. 근심이 작을 때 해소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읽은 글에 의하면 화장실 등에 좋지 않은 성적인 낙서를 남기는 행위도 그렇게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낙서들이 억압된 성 욕구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지 않고 풀어냄으로써 간접적 방식으로 욕구를 표출하고 해소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뭐든지 직접 표출은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불행을 만들어 내지만 이런 간접 표출은 나름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를 너무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그것을 해소하고자 크고 작은 신호를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비난보다는 이해여야 합니다. ‘무엇이 저 사람을 힘들게 했을까’하는 동정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보내는 좋지 않은 신호를 보며 그가 지금 자신의 감정을 해소해 가고 있음을 인식하고 받아 줄 때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